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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Body, and Silence

Sangghil Oh
Time-based artist | Body | Resistance | Trace | Silence

“What cannot be said—must be drawn, screamed, or scattered.”

맨손으로 그리는 그림

이 드로잉은 도구 이전의 감각에서 시작되었다.
손가락이 먹과 안료를 밀고, 때로는 닦고, 스쳤다.

피부를 지나간 움직임,
마르지 않은 땀이 감각의 시간으로 번졌다.

지우고, 흔들고, 밀어내며
감각의 흐름이 종이 위에 머물렀다.

Untitled, 2011

201102081719.jpg

pigment & oriental ink with water on paper, 163.5 x 78.8cm

중심에서 밀려나고,

가장자리로 터져나가는 압력
손가락의 움직임이 반복되는 회전 속에서

점차 균열을 드러낸다.

Untitled, 2024

20250209_055919_edited.jpg

pigment & oriental ink with water on paper, 163.5 x 78.8cm

번지듯 그린 원형은,

표면과 깊이를 동시에 가른다.
손이 중심을 지나며 남긴 감각의 잔향

Untitled, 2024

20250116_103457.jpg

pigment & oriental ink with water on paper, 163.5 x 78.8cm

손가락이 화면을 휘젓고 지나면, 

먹물이 그 길을 따라 흐른다.

그 먹물이 마른 자리에 얼룩진 안료가루가 남아

벗겨지지 않는 흔적을 이룬다.

Untitled,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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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sso & oriental ink on traditional paper, 144.2 x 76.2 cm

움직임은 아무런 형태도 남기지 않는다.

손끝의 떨림만이 종이에 닿아

남은 잔상들을 보여줄 뿐...

Untitled, 2019

2020-d211+6.jpg

gesso & oriental ink on traditional paper, 144.2 x 76.2 cm

‘내게 드로잉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감각을 기록하는 일이다.

붓을 내려 놓고,

손을 들어 질료와 시간을 직접 느끼려 한 까닭이다. 

흔적으로 남겨진 그림을

감각으로 ‘읽어내는 회화’인 셈이다.

Untitled, 2019

19-d118-4.jpg

acrylic & gesso on canvas, 100x 80.2 cm

지우기와 그리기의 경계는

다시 그리는 일이 아니라,

흔적이 남아 시간이 병치되는 작업.

어떤 획들은 덮이고 또 다른 획들은 묻히며,

남은 것들이 새롭게 얹혀진 선들과 공존한다. 

지우고 덧그리며 쌓이는 레이어들은

시간과 공간을 중첩시킨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셈이다.

Untitled, 2019

19-d120-4-e4-2.jpg

acrylic & gesso on canvas, 100x 80.2 cm

손가락은 도구보다 민감하게 움직인다.
신호처럼 반응하고,

흔적처럼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지워내는 것처럼 시작된 흔적은
오히려 더 분명한 감각으로 떠올랐다.

그림이라기보다는,

움직임의 결이 남긴

유일하고도 비선형적인 순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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