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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의 형상을 지운 인왕제색도
아무 것도 묘사하지 않고 아무 것도 말하지 않으며, 어떤 것도 표현하지 않는 그림.
그리면서 기쁘고, 아무런 선입견 없이 원천적인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는, 사상과 신념과 귀한 것들로부터 독립된, '그것'으로가 아니라 '그것'을 그리는 작업.
d17-2019

종이에 아크릴과 물, 130.2 x 80cm
16겹의 dripping layer, 그 어느 순간에도 그리려는 의사가 없었다. 드로잉을 시작하고 며칠 간 오직 물감과 물을 떨어뜨린 행위와 흔적, 기다림이 계속되었고, 화면엔 내가 아니라 뒤엉킨 물감덩어리들이 내뿜는 빛깔들과 메워지지 않는 바닥들이 군데군데 숨을 쉬고 있는 그림을 그렸다. 구상도, 스케치도, 계획도 없이 오직 물감의 빛과 손끝의 감각, dripping의 우연에 기대서.
d-118, 2019

캔버스에 아크릴, 116.7 x 91cm
어떤 것도 목적하지 않는 행위의 비선형성은 그 흔적들을 시간으로부터 독립시킬 수 있을 것이다.
d215, 2020

전통 한지에 젯소와 먹, 149.6 x 78.3cm
손에 가득 먹물을 움켜쥐고 손끝의 감각에 집중하면, 화면에 가해지는 압력과 움직임의 속도를 더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다. 눈이 보는 것과 손이 느끼는 감각이 혼란스럽게 교차되는 순간, 내 의지마저 허락하지 않는 회화의 지평이 열렸다. 마치 내 손이 젯소의 표면을 뚫고 종이의 속으로 들어가 휘젓고 있는 듯 했다.
d220, 2020

전통 한지에 젯소와 먹, 149.6 x 78.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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