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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Body, and Silence

Sangghil Oh
Time-based artist | Body | Resistance | Trace | Silence

“What cannot be said—must be drawn, screamed, or scattered.”

거울 앞에 선 입—몸—통로

말하는 입은 닫혀 있고,
몸은 듣지 못한다.


감금된 공간 안에서,
입은 입을 향해 열리고
몸은 같은 자리를 되짚는다.

반복은 감각의 통로가 되고
중복은 무의식의 흔적이 된다.


침묵 속에서 작동하는 입과 몸의 대칭들.
그 균열에서 하나의 통로가 열린다.

침묵의 방, 1993

한국근대사 되돌아 보기3-02,1993.jpg

​슬라이드 프로젝션, 21초 간의 암전, 심장박동소리

예고 없이  빛이 꺼지고,  21초 간 침묵이 내려앉는다.

작스레 갇힌 어둠 속에서 관람자의 몸은 긴장하고,

눈은 부질없이 허공을 더듬는다.  


슬라이드 프로젝터의 낡은 기계음은 멎고,

노란 빛이 사라진 자리엔 심장의 두근거림만 남는다.

그 소리도 점점 커진다.  
마치 관람자의 심장이, 어둠 속에서 증언이라도 하듯.

이 설치는  과거의 이미지들—강점, 전쟁, 군부, 학살—

을 몸으로 겪게 만드는 장치였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과 직면시키기 위해 고안된,

관람자를 더 이상 ‘안전한 감상자’로 놔두지 않는.  
방해받고, 혼란스러워지고,

심지어 감정적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그 모든 순간,  
이미지를 바라보는 자의 권력은  서서히 무너진다.

예술은  그 ‘무너짐’을 감각하게 만들기 위한,  
가장 정교한 기획이 될 수 있다.

침뱉기, 2016

spitting2-2.jpg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sound

중첩된 반복은 공간을 되묻고, 확장한다.

작업의 전환점이 되는 이 영상 설치는  
작가가 스스로를 프레임 안에 세움으로써  
신체의 공간적 분할과  
시선의 흐름을 구조에 중첩시킨다.

Untitled 97-7, 1997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sound

몸의 언어가 터지는 순간—말이 사라진 자리에서

Scream, 1999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sound 소리에 놀랄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외침. 끊기지 않는 감정의 출구

18th May 1993

single slide projection & sound 2배속 재생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들리지 않았다—그 점이 이 작업의 본질이었다.”

1993년 5월 18일, 작가는 하루 종일 서울의 거리에서 뷰파인더 없이 카메라를 흔들며 촬영하고, 소음, 광고 방송, 뉴스 등을 채집했다. 그중 퇴근길 군중의 발이 흔들리며 담긴 장면 한 컷과 2배속으로 편집된 불분명한 사운드만으로 설치작업을 구성했다.

 

작가는 1980년 5월, 전방 포병부대 병사로 5.18을 맞았고,13년 후의 서울은 그 어떤 기억의 흔적도 없이 일상의 소음과 피로만이 가득했다.

이 비가시적인 ‘단절’이야말로,이 작품의 유일한 영상이자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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