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
1999년 3월 서울 한원미술관 관장으로 부임하면서 곧바로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에 착수했다. 그것은 ‘서구미술의 역사적 맥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리 ‘한국미술로서의 현대성이란 무엇인가’라는 두 개의 축을 교차시켜 대안모색에 나서려는 시도였다.
그간 20세기 한국미술은 서구미술의 트렌드를 좇았던 작가들과 단체들의 활동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해 왔고, 그 서사는 언제나 ‘혼성의 진통’과 ‘권력의 서열화’로 점철되어 왔다. 문화혼성의 양상들이 으레 그러하듯, 한국미술의 20세기 또한 모방과 저항, 그리고 소모적인 힘겨루기의 반복 속에서 전개되었고, 비평은 정작 읽어야 할 예술가들의 언어와 감각 대신, 화단의 권력자들을 역사의 중심에 배치하는 일에 동원되고 있었다.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는 이 전도된 비평의 현실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기 위한 시도다. 예술은 다수의 합의나 세력의 힘이 아니라, 작품이 스스로 발화하는 언어를 읽는 작업이어야 한다. 각 시대의 작품에 새겨진 문화혼성의 흔적과 감각의 층위, 그리고 창작 행위에 내재한 윤리를 복원하는 것 — 나는 그것이야말로 한국미술의 근저에서 작동해온 가장 단순하면서도 윤리적인 출발점이자, 강력한 전환의 동기라고 믿는다.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는 연대기 대신 작가와 제도의 변증법을 거슬러 읽기 위한 비선형의 구조로 설계했다. 이 시도는 작가, 제도, 그리고 현장 사이의 긴장과 역동을 복원하며, 무엇이 ‘한국미술로서의 현대성’을 가능하게 만들었는지를 묻는 또 하나의 경로로서 존재한다.
아래의 다섯 회의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가 제기해 온 핵심 질문들을 소개합니다.
각 페이지는 비평적 쟁점, 행사 기록, 그리고 관련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